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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메뉴판/The Economist

[경영] 디즈니가 선보인 스트리밍 서비스

by FRNK_KIM 2018. 5. 2.




<스포츠 덕후들을 위한 넷플릭스?>

디즈니의 어정쩡한 데뷔작은 그들이 목표 달성에 얼마나 자신 없어하는지만 드러냈다.



프로요약러 =


-디즈니는 ESPN이라는 스포츠 채널을 소유중. 우리나라에도 MBC ESPN으로 영업한 적 있음.

-새 시대를 맞아 ESPN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기로 함. 고것이 ESPN+

-근데 상대적으로 구독료가 싼 ESPN+ 고객이 늘수록 알짜배기 ESPN TV 가입자들이 빠져나갈게 뻔함.

-그래서 ESPN+에 비인기 종목만 잔뜩 배치함(...).

-넷플릭스의 약진 속에 앞으로 기성 미디어가 겪을 대표적인 부작용 사례다.





ESPN의 소유주인 디즈니가 스포츠 스트리밍 사이트인 ESPN+를 선보였다. 하지만 첫 주는 블록버스터 오프닝으로 유명한 자사의 명성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우선 NBA의 빅매치(marquee matchups)가 없었다. 주로 인기가 없는 축구 리그나 대학 스포츠, 대부분의 미국 시청자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럭비와 크리켓 같은 경기들이 주 컨텐츠였기 때문이다.


디즈니의 첫 스트리밍 사이트 도전을 책임지는 케빈 메이어(Kevin Mayer)는 이것이 전략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한 달에 5달러의 가격을 책정한 것은 스포츠를 위한 일종의 '미니 넷플릭스'를 구축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즈니는 이것이 수익성이 좋은(lucrative) 유료 TV 채널 고객들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인정하길 꺼렸다(loth to). TV 시장을 대체한다는 목표를 스스로 피하려고 한 것이다.


ESPN+의 연약한(delicate) 포지셔닝은 이 변화무쌍한(flux) 산업을 대변한다. 케이블 사업자들은 '코드 커팅(cord-cutting:단선 현상)', 즉 고객들이 비싼 유료 TV 패키지를 버리고 넷플릭스와 같은 훨씬 싼 인터넷 서비스로 넘어가는 것 때문에 수백만에 달하는 고객들을 잃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자사의 컨텐츠들을 공급하는 것을 중단하고 내년까지 자체적인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작년 12월엔 넷플릭스와 경쟁할 만큼 몸집을 불리기(gain the heft) 위해 66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21세기 폭스로부터 엔터테인먼트 분야 대부분을 인수했다. 이렇듯 디즈니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미래를 걸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ESPN이 가입자수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유료 TV 서비스로서의 엄청난 위상을 계속 누리려고 하는 것이다. 컴캐스트Comcast, 차터Charter, 그리고 AT&T와 같은 유료 TV 서비스 유통업자들은 스포츠와 뉴스 생중계를 핵심 상품(linchpin)으로 여기고 있고 따라서 ESPN의 가입자수를 유지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리서치 회사 케이건Kagan은 ESPN이 8천 6백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고 유통업자로부터 가입자당 1달에 약 8.14 달러의 수수료를 받는다고 추산했다. 케이건사는 값비싼 스포츠 중계권료를 감안하더라도 유료 TV 가입자 수수료가 올해 21억 달러에 달했고, 그것이 ESPN을 미국에서 가장 수익성 있는 방송국으로 만들어 줬다고 분석했다.


바로 그 점이 ESPN+의 고객층을 구성하기 까다로운 이유다. ESPN의 사장 지미 피타로(Jimmy Pitaro)는 ESPN+가 "하드코어 스포츠 팬들"과 "소외됐던(underserved) 스포츠 팬들"을 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긴 그런 사람들은 아이비 리그 대학끼리 벌이는 아이스 하키 게임을 행복하게 볼지도 모르겠다. 메이어와 피타로 모두 얼마나 많은 구독자들을 모을 것인지는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들이 고수익 경기들을 인터넷 서비스에서 제외할 것은 뻔해 보인다. 이렇듯 ESPN이 수백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동안엔 ESPN+이 2부리그 신세를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언젠가는 승격할 날이 오겠지만 말이다.



-<이코노미스트> 4월 4주차 이슈



기사 선정 이유 : 넷플릭스의 전세계 구독자가 올해 1분기에 1억 2천 5백만까지 늘어나고 동기간 내에 1억 3천만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디어 공룡 디즈니가 다소 주춤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유행 속에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전통적 의미의 미디어)가 겪는 흔한 부작용이기 때문에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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