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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SK, 반도체 위기 '딥체인지'로 돌파 | 20181218

by FRNK_KIM 2018. 12. 18.


SK그룹의 주력 사업은?

-반도체 (하이닉스)

-정유 · 화학


하지만 다음 사업들을 육성하려고 함

-반도체 및 소재

-에너지 신산업

-헬스케어

-차세대 ICT기술

-미래 모빌리티 -> 특히 자동차 배터리를 '포스트 반도체'로 인식



왜???



최근 성장세가 좋았다

-2017년 처음으로 그룹 전체 영업이익 20조원 돌파

-2018년 25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


BUT 주력 사업 위기

-SK하이닉스 주력인 D램 반도체 가격 급락

-정유 · 석유화학 산업 경기 전망도 어둡다.


하이닉스 비중이 너무 크다

-하이닉스가 10개 자회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7%

-지난해엔 72.8%였음


정유 · 석유화학 전망 밝지 않다

-유가가 불투명

-정제 마진 역시 변동성 클 것.

-석유화학제품 과잉공급에 따른 제품단가 하락도 악재






SK그룹은 양 날개를 이루는 반도체와 정유·화학 업종 계열사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수년간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그룹 전체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25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SK그룹이 지원하는 프로스포츠단의 선전으로 이어져 농구(SK나이츠)와 야구(SK와이번스)가 연이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재계에서는 "SK그룹 전체에 '대운'이 들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정작 새해를 맞는 SK그룹의 마음은 편치 않다. 대내외적으로 많은 도전과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그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비상경영에 준하는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룹 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져온 SK하이닉스부터 주력 제품인 D램 반도체 가격 급락 등 반도체 경기 악화에 따른 어려움이 예상되는 데다,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경기 전망도 어두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오를 단단히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그룹 주요 상장사 중 지주사인 SK(주)를 뺀 나머지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10개 회사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86조3649억원, 영업이익은 20조91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이 81.7%에 달해 그룹 내 반도체 의존도가 두드러진다. 이들 10개사 영업이익에서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9.2%에서 지난해 72.8%로 해마다 빠르게 상승해왔다. 

이 같은 반도체 쏠림이 자칫 SK그룹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계속 울리고 있다. SK그룹의 실적이 매년 급성장했지만 이는 '하이닉스 착시 효과'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도 D램 반도체 가격 급락에 대한 우려 등으로 장 초반 6만1000원 선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와 함께 SK그룹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내년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은 상당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정유업종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유가 전망을 섣불리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시장 수요에 영향을 받는 정제마진 역시 변동성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비해 올 한 해 유가 상승 영향으로 마진 축소의 어려움을 겪었던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내년에도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산업 사이클이 이미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석유화학제품 과잉공급에 따른 제품단가 하락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도 이 같은 위기 상황을 인지하고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한 과감한 돌파를 주문하고 나섰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그동안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거나,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이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혁신하는 것이 '딥체인지(근원적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미래 생존이 불확실한 시대에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딥 체인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SK그룹이 향후 3년 동안 반도체 및 소재, 에너지 신산업, 헬스케어,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미래 모빌리티 등 5대 중점 육성 분야에 8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이를 현실화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SK는 딥체인지를 실현하기 위해 올해 도시바와 ADT캡스를 각각 약 4조원과 약 1조3000억원에 인수하고, 그룹 지주사인 SK(주)를 통해 올 한 해 1조8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SK그룹은 전기차 배터리를 '포스트 반도체' 후보로 주목하고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을 통해 대대적 투자에 나서는 등 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SK그룹이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차량공유 서비스 투자에도 관심이 많은 만큼 전기차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그룹 내 '차 비즈니스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미·중 간 무역전쟁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라 SK그룹의 글로벌 경영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SK그룹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차이나 인사이더'로 대표되는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 사업 확대에 주력해왔지만 이제는 현지 기업과 협업 관계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넓혀가는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으로 우회하는 모양새다.  

■ 미래 먹거리 발굴, 지속 성장하려면…중간지주사 숙제 풀어야 

SK그룹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총괄 중간지주사 설립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시급하다. 

SK그룹 계열사들은 최태원 회장의 '딥체인지' 주문에 따라 인수·합병(M&A) 시장 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 왔다. 하지만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으로 곳간에 가장 많은 돈을 쌓아놓고 있는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 밑에 있는 현재의 지배구조 탓에 제대로 역량을 펼치기 어렵다. SK하이닉스는 SK(주)-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주사의 손자회사로 공정거래법상 SK하이닉스가 직접 M&A에 나설 경우 피인수 기업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하는 법적인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SK그룹에서는 중간지주사를 만들어 SK하이닉스의 투자 족쇄를 풀고 정보통신기술 사업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0월 최태원 회장 등이 참석한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SKT의 변화, 혁신 그리고 고민'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분율을 상향하고, 뉴ICT 사업을 이동통신사업과 대등하게 배치해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통신사업 부문과 투자회사 격인 SK텔레콤 지주 부문으로 쪼개고, SK텔레콤 지주 부문 아래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SK브로드밴드 등 각 사업 부문을 두는 개편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물적분할의 경우 지주회사에 대한 최대 주주 지분율이 희석되고 자사주 활용 부담이 있는 인적분할보다 신사업 진출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고 사업부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이 최근 인사·조직개편에서 박정호 사장에게 SK브로드밴드 사장을 겸직하는 한편 기존 통신사업 외에 콘텐츠와 미디어 분야까지 직접 총괄하게 한 것도 중간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힘 실어주기'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중간지주사 전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마련은 풀어야 할 숙제다. 

개정을 앞둔 공정거래법에 따라 SK텔레콤은 자회사 SK하이닉스의 의무 보유 지분율을 현행 20%에서 30%로 10%포인트 더 끌어올려야 하는데 이 경우 현재 주가로 5조원 안팎의 자금이 들어간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5세대(5G) 투자로 자금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추가 지분 확보에 필요한 재원을 물적분할 사업회사의 재상장과 ADT캡스 등의 상장을 통해 마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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